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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는 박사학위 논문의 내용을 저널 논문으로 다시 작성하여 출판하는 것은 허용 가능한 관례라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위 논문과 저널 논문은 서로 다른 독자층을 위해 서로 다른 목적으로 쓰인 학술 글쓰기의 두 개의 완전히 다른 하위 장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두 논문은 각기 다른 스타일을 따르며 설정하는 기대치도 매우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학위 논문을 한 편이나 그 이상의 저널 논문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학위 논문과 저널 논문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위 논문은 일반적으로 학과 과정의 일부로 학생이 작성하는 긴 분량의 담화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교육적 목적이 담겨있으며, 또한 후보자의 학위 수여를 결정하는 평가 위원회 앞에서 발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됩니다. 따라서 학위 논문의 목적은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입증하는 것이며, 그리하여 주제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제시하고자 하는 일반적 경향이 있습니다. 학위 논문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공통된 특징은 장황한 서론과 철저한 문헌 검토, 연구 접근법과 방법론에 대한 상세한 설명, 그리고 결과에 대한 자세한 보고와 과잉 해석입니다.
반면, 저널 논문의 독자는 증거가 뒷받침된 실질적 아이디어를 찾는 바쁜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입니다. 따라서 저널 논문은 제시(presentation)의 측면에서 고도로 집중되어 있어야 합니다. 저널 논문은 특정 양식에 따라 작성되어야 하며 간결한 문헌 검토와 절제적으로 제시된 결과, 주요 결과물, 그리고 간결한 토론 섹션을 포함해야 합니다.
다음은 성공적으로 학위 논문을 이용하여 저널 논문을 만들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입니다.
길이: 저널 논문은 학위 논문보다 분량이 훨씬 짧으며 그에 따라 좀 더 압축된 구성과 간결한 스타일이 요구됩니다. 학위 논문은 몇백 페이지에 이를 수 있고 단어로는 대략 20,000단어를 포함할 수 있으나, 저널 논문은 학문 분야와 저널에 따라 3,000~6,000단어 사이로 구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각 섹션을 상당한 수준으로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작업은 학위 논문의 내용을 선택하고 다시 쓰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하며 복사하여 붙여넣는 방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여기에서 핵심 요소는 선택과 용도에 맞는 수정(repurposing)입니다. 불필요한 세부사항을 배제하되 연구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초록: 저널 논문의 초록 길이는 보통 150~250단어 사이입니다. 하지만 학위 논문의 초록은 그보다 길어 대략 350단어 내외입니다. 우선 타깃 저널의 지침을 주의 깊게 읽어봐야 합니다. 일부 저널들은 구조화된 초록을 요청하지만, 비구조화된 초록을 선호하는 저널들도 있습니다. 그림 초록과 비디오 초록도 점점 대중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초록을 요청하는 저널들도 있습니다.
서론: 학생들은 철저한 문헌 검토를 통해 자신이 기존 문헌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므로 학위 논문의 서론은 일반적으로 좀 더 상세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널 논문에서 문헌 검토는 좀 더 간결하며 최대한 이 연구가 나오게 된 연구상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부분만 포함합니다. 만약 학위 논문에 두 개 이상의 연구 질문이 있다면 저널 논문에서는 반드시 하나의 연구 질문으로 초점을 좁혀야 합니다.
방법: 학위 논문의 재료 및 방법 섹션은 일반적으로 연구 접근법과 방법론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포함합니다. 하지만 저널 논문에는 방법에 관해 좀 더 절제된 제시가 요구됩니다. 즉, 사용된 방법론, 구체적으로는 수행한 실험에 대한 세부사항만을 설명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하며 연구 접근법에 대한 포괄적 논의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결과: 학위 논문에는 보통 각각의 모든 결과를 상당히 상세히 보고하지만, 저널 논문에는 주요 결과물만을 보고합니다. 사실 학생들은 경험 부족이나 과잉 해석의 결과, 학위 논문에 충분한 설득력이 없는 결과를 보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널 논문에 관한 한 엄격한 보고 기준을 따라야 하며 연구 질문에 직접적 연관이 있고 강력한 증거로 뒷받침되는 결과만을 보고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2차 결과물은 보충 정보(supplementary information)로 넣을 수 있습니다.
토론: 다시 말하지만 학위 논문의 토론 섹션은 좀 더 상세하며 학생들은 자신이 데이터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모든 결과에 대한 빈틈없는 해석을 제시합니다. 덧붙여, 학생들은 폭넓은 고찰을 통해 미래 연구 방향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널 논문의 토론 섹션은 명료하고 간결해야 합니다. 토론 섹션에 결과를 반복해서 언급하는 실수는 피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학위 논문에는 대개 완전한 인용 목록이 들어가며 심지어 때로는 연구에 참고가 된 문헌의 전체 목록(bibliography)이 들어가는 예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널 논문에는 제한된 수의 인용이 포함되며 참고문헌(reference) 섹션에는 논문에 인용이 된 문헌만 포함해야 합니다. 몇몇 저널은 실제로 논문에 포함할 수 있는 최대 참고문헌 수를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학위 논문에는 흔히 ‘정의(Definitions)’ 섹션이 포함되지만, 저널 논문에는 이를 포함해서는 안 됩니다.
위의 팁은 학위 논문을 저널 논문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에 대한 방향 감각을 제시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며 많은 주의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무엇보다도 기억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자신의 학위 논문을 저널 논문에 참조로 넣고 커버레터에 이 논문이 학위 논문을 기초로 하였음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에디터와 피어 리뷰어들의 도움과 안내로 출판된 저널 논문은 분명 학위 논문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 될 것이며 어쩌면 학위 논문보다 더 훌륭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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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에 대한 압박은 젊은 연구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박사후연구원으로서 학계에서 신뢰도를 다지기 위해서는 본인의 이름으로 최소한 몇 편의 논문을 출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대부분의 젊은 학자들에게는 출판용 논문을 쓰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연구 문제를 생각해내기도 벅찬 것이 현실입니다.
박사를 마치고 최대한 빨리 논문 출판을 시작할 수 있으려면 박사 연구 동안에 수집한 자료를 재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석사 학위 논문과는 다르게, 박사 학위 논문에는 심층 연구가 필요하므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논문을 쓰는 데 수개월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 자료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위 논문을 하나 이상의 저널 논문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는 첫 출판을 향한 가장 쉽고도 논리적인 단계이기도 하지만, 완성된 학위 논문을 저널 논문으로 투고하게 되면 다른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력 강화, 개인적인 만족, 자신의 연구분야 확장을 통한 학계에 더 주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미 학위 논문으로 출판된 적 있는 논문을 저널에서 받아주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저자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이를 자기표절이나 중복 제출이라고 간주하여 저작권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분야와 사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학위 논문으로 출판되었던 논문을 출판하는 것을 저널에서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 편집자가 학위 논문을 수락하는 주된 이유는 학위 논문이 보통 대학 출판사에서 내부 배포용으로 아주 적은 부수만 발행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유포 범위가 넓지 않기 때문에 학술저널에 논문을 출판함으로써 연구를 학술 공동체에 널리 알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학위 논문이 학술 출판사에서 출판되어 온라인에 공개된 경우는 예외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학위 논문을 출판하기 전에 저널 논문부터 출판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학위 논문이 이미 학술 출판사에서 출판된 이후라면 논문 제출 전에 저널 편집자에게 문의하여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저작권을 저널에 양도해야 하는 저널 논문과는 달리, 학위 논문은 보통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논문의 내용을 재사용하는 것은 저자의 자유이기 때문에, 저작권 분쟁이 일어날 일은 없는 것입니다. 물론 학위 논문에 저작권 페이지를 추가하고, 저작권 등록을 해 놓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학위 논문과 저널 논문은 전반적인 연구 방식이나 형식에 있어 완전히 다른 종류의 논문이기 때문에, 학위 논문을 저널에 출판하려면 논문을 개선하여 다시 집필해야 합니다. 저널 논문이 학위 논문의 한 부분을 발췌한 것을 기초로 쓰이는 경우도 많고, 한 학위 논문의 여러 장에 기초하여 여러 저널 논문을 출판하기도 합니다. 저널 논문은 피어 리뷰를 통해 추가 수정을 거치게 되며 이를 통해 학위 논문과는 상당한 차이가 생기게 되므로 중복 제출 문제는 이 단계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널 논문에 학위 논문을 인용하고, 본문을 글자 그대로 따올 때는 블록 인용을 인용하여 자기 표절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널 논문이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쓰였음을 제출 시에 편집자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학위 논문이 언제 어디서 출판되었는지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사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음을 알려야 합니다. 저자가 미처 알지 못한 곳에서 윤리적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편집자와 항상 정직하게 소통해서 편집자의 적절한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학위 논문을 실제로 하나 이상의 저널 논문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